박용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김지찬 박사 추천사
김현두 목사님의 “다니엘 주석”은 한마디로 다니엘서에 대한 ‘기독론적 주해’의 결과물인데, “율법으로 말미암은 이스라엘의 포로됨”과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으로 말미암은 하나님 왕국의 건설”을 대조하면서 ‘영적 해석’을 초지 일관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함을 보인다.
흔히 ‘영해’를 한다는 많은 해석자들이 본문 자체의 문자적 의미나 어떤 일관된 신학적 틀 없이 마구잡이로 본문을 해석하면서 ‘아무 말 대잔치’ 같은 말들을 쏟아 놓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김현두 목사님은 가능한 한 문자적 해석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기독론적 해석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지속적으로 그리스도와 연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연구 방향과 강조점은 교회 역사를 볼 때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신학계나 교계가 ‘기독론적이고 정경적이고 신학적인’ 주석보다는 ‘문법적이고 문예적이고 역사적인’ 주석을 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문자적-문예적-역사적’ 주석은 모든 주해의 ‘기초’이다. 그러나 여기서만 머물러 있으면 충분히 주해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 아니다. ‘정경적-기독론적-신학적’ 해석으로까지 나아가야 성경적 주해의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교회사를 보면 이것이 초대 교부들의 해석의 목표였다. 초대 교부들은 구약을 살필 때 예수 그리스도에 초점을 맞추고 그분의 정체성과 사명을 드러내는 작은 힌트와 단서들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였다. 그러니까 그리스도를 더 잘 이해하려는 목표가 너무나 분명하였다. 물론 목적은 단순히 그리스도를 머리로 더 잘 이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누구이신지를 이해함으로 그리스도와 신비한 연합을 이루고 그리스도의 생명을 얻고 그리스도의 능력을 힘입으려는 것이 최종의 목표였다.
다니엘서에 대한 문자적-역사적 해석은 많은데 비해, 신학적이면서도 영적인 해석은 없는 현재 신학계와 교계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김현두 목사님의 다니엘서 주석은 다니엘서를 신약의 십자가 복음과 연결시키며 현대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적용하기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저서이다.
김현두 목사님은 다니엘서의 여러 해석들을 소개하고 이를 비판하면서 자기 이론을 소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런 해석들을 섭렵하고 소화한 후에 이를 배경으로 깔고 자신의 다니엘서 이해를 주석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다니엘서 본문을 따라 쉽게 읽히는 가독성이 있는 책이다.
또한 성경본문의 최종 형태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자유주의적인 해석들과 여러 이단들의 사이비적 성경 해석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오랜 기간 동안 다니엘서를 기독론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근거로 초지일관하게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이 왜 지금 여기서 복음의 기쁜 소식이 되는지를 잘 설명해주는 김현두 목사님의 다니엘서 주석은 좋은 ‘목회적 주해’ 라고 할 수 있다.
엠마오로 내려가는 제자들에게 주님이 나타나셔서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셨을 때(눅 24:27), 제자들이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에게 성경을 풀어 주실 때에 우리 속에서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눅 24:32)고 고백한 것처럼, 구약의 말씀을 그리스도와 연결시켜 해석하는 김현두 목사님의 다니엘서가 우리 마음을 뜨겁게 하기를 기대하면서, 김현두 목사님의 다니엘서를 기쁨으로 추천하는 바이다.